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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일보][기고]고래의 꿈

울산고래축제2009-04-24조회3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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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고래의 꿈

2009년 04월 16일 (목) 21:27:16

허광무 기자 ajtwls@ksilbo.co.kr

태고적 인간의 꿈이나 지금의 인간의 꿈은 모두 태어나면서 어쩌면 저마다의 이상향을 그리며 태어났을런지도 모를 일이다. 이 세상 모든 우주의 삼라만상은 어쩌면 저마다의 꿈과 이상향을 지향하면서 살아가고 있는지도 더더욱 모를 일이다.선사시대를 거슬러 더 먼 오랜 옛날에 울산에는 인류와 함께 공동의 삶을 영위하면서 푸른 바다 저 너머에 있는 사랑을 찾아 우리선조에게 꿈을 전달해주던 정겨운 친구 고래들이 살았다. 문자도 없고 별다른 메신저 없이도 고래는 암묵적으로 사랑을 전했고 인간은 그 징표로 커다란 바위에 그림을 그려 서로 소통하고 사랑했다. 서로 물장구 치고 자맥질 하는 모든 일상의 생활들이 목가적이었고 바로 한 폭의 풍경화였다. 그러나 시대가 분화되고 역사가 쓰여지고 인간이 점점 영악하게 진화하면서 환경은 새로운 지배자에 의해 지배되고 고래는 서서히 인간의 뇌리에서 사라지기 시작하였고, 산업화의 물결과 함께 기억의 저편으로 잊혀져가는 존재로 전락하고 말았다.어려운 시절 울산사람에게 주요한 단백질 공급원이었고 생활의 보탬이 되었던 고래는 환경보호와 종족보존이라는 미명하에 선진국의 생태환경 제국주의에 희생돼 1986년 고래포획금지 조치가 내려졌고, 오늘날 울산의 성장토대를 마련해준 장생포는 공해지역의 오명을 뒤집어쓰고 황폐화되어가는 지역이 되었다.이러한 시점에서 지역출신의 국회의원과 남구청, 주민들이 나서 적극적으로 노력한 결과 작년 7월25일 과천정부종합청사에서 기념비적인 고래문화특구가 지정됐다. 우리는 이때부터 멀어져간 고래를 다시 찾아 공존의 길을 모색하기 시작했다. 특구지정으로 인한 경제적 가치, 사회적, 문화적·정체성 확보 및 도시형 항만지역의 새로운 활력, 그리고 산업화 이후의 새로운 신성장 동력 등 이루 말할 수 없는 부가가치는 실로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될 것이다. 이에 화답하듯이 남구의회는 고래도시인 장생포에 고래잡이 역사의 의미를 부여하는 한편 고래 인프라를 구축해 국내외에 널리 알리고 각종 고래 행사를 장려하기 위해 매년 4월25일을 고래의 날로 지정했다. 그리하여 허먼 멜빌의 흰고래도 돌아오고 탕아처럼 멀리 떠돌던 귀신고래도 돌아오게 할 것이다. 그리고 이날은 경향각지의 시인 묵객들이 새로운 이상향을 위한 노래를 하고 고래문학제를 개최해 새로운 공존의 시대를 열어 나갈 것이다. 혹자는 왜 4월25일이 고래의 날이냐고 묻는 이가 있다. 예부터 우리조상들은 24절기중 하나인 곡우를 기점으로 못자리를 하여 한해 농사의 시작을 알리듯이 이 시기에 멀리나간 귀신고래들이 다시 집으로 돌아오기 시작하면 장생포지역은 고래잡이배의 고동소리를 길게 불기 시작했다. 이러한 시기에 좋은 날을 기려 고래의 날로 지정해 새로운 이상향을 꿈꿔 나가기로 한 것이다. 과유불급이라 했던가. 포경금지 이후 급격히 늘어가는 고래 개체수로 바다의 생태계가 교란에 빠지게 됐다. 먹이사슬의 정점에 있는 고래가 포식자로 돌변, 왜곡된 환경의 사이클이 형성되고 만 것이다. 따라서 먹이사슬에서 고래의 상위에 존재하는 인간이 과거와 같은 마구잡이식 포획이 아닌 솎아내는 방식으로 생태계의 질서를 바로잡음은 물론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서도 상업포경은 재개돼야 할 것이다. 옛날 우리선조들은 토지의 신 社(사)와 곡식의 신 稷(직)이 나라의 근간을 이뤄 사직을 보전하여야 한다는 이야기가 있듯이 장생포의 사직은 바다와 고래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어쩌면 미래는 바다와 고래가 전 인류의 사직이 될 지도 모를 일이다. 그러면 태초의 인류와 지금이 인간이 고래와 함께 꿈꾸는 최상의 환경에서 서로 상부상조하면서 살아가는 것이다. 태초의 인류와 지금의 우리가 지향하는 이상향의 거리감은 얼마인지 고래는 알 수 있을까?아마 그 꿈은 다시 돌아와 저 반구대 위에 앉아서 미래를 이끌어 갈 생태환경도시로 거듭나는 울산의 환골탈태 하는 모습을 보는 것이 우리와 고래의 공통된 이상향이 아닐까 싶다.심완식 남구의회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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