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메뉴영역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푸터 바로가기
  • HOME
  • 열린마당
  • 언론보도

언론보도

고래축제에 찬물 끼얹는 울산경찰

관리자2016-06-20조회1043

첨부파일

dongA.com 

2016-05-27 03:00:00 편집

 

올해로 22회째인 울산 고래축제가 26일 개막돼 29일까지 이어진다. 고래축제는 러시아 포경회사가 1899년 태평양에서 잡은 고래를 울산 장생포에서 해체해 포경(捕鯨)기지로 만든 것을 기리기 위해 1995년부터 열리고 있다.

 처용문화제와 쇠부리축제 등과 함께 울산의 대표 축제 가운데 하나다.올해 고래축제는 ‘희망 가득 장생포, 행복 가득 울산 고래’를 슬로건으로 장생포에서 다채롭게 펼쳐진다.

 이 고래축제에 경찰이 ‘재 뿌리는’ 일이 발생했다. 축제 개막 하루 전인 25일 오전 9시 울산지방경찰청 홍보 담당자가 기자들에게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밍크고래 불법 포획 피의자 검거 관련 브리핑’을 이날 오후 2시 울산중부경찰서에서 연다고 알렸다.

 울산 북구의 한 냉동창고에 보관 중이던 밍크고래 40마리 상당의 27t 대부분이 불법 포획된 것으로 판명돼 운반책과 식당 업주 등 2명을 구속했다는 것이 골자였다.

 경찰이 냉동창고를 덮쳐 피의자를 붙잡은 날짜는 지난달 6일. 50일이 지난 사건을 고래축제 개막일을 하루 앞두고 느닷없이 ‘불법 포경’ 수사 결과를 발표한 것이다.

 울산에서는 종종 있는 고래 불법 포획을 마치 큰 사건을 발표하는 것처럼 “급하게 브리핑 일정이 잡혔다”고 언론의 관심을 유도했다.

 경찰은 “한 언론에서 먼저 보도돼 브리핑 일정을 잡았다”며 화살을 엉뚱한 데로 돌렸다. 하지만 수개월 동안 고래축제를 준비해온 울산시와 남구청이 “한 달이 훨씬 지난 사건을 축제 하루 전에 발표하는 경찰의 의도가 의심스럽다”고 했다.

 급기야 이주민 울산지방경찰청장은 “고래축제가 끝난 뒤 수사 결과를 발표하라”고 지시했지만 보도 자료는 배포됐다.한국과 동해를 공유하고 있는 일본은 국제포경위원회(IWC)가 상업포경을 금지한 1986년 이후 20년간 전 세계 바다에서 고래 1만3000마리를 잡았다.

 지난해에도 333마리를 잡았고 앞으로 12년 동안 4000마리를 잡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명목은 ‘과학조사’지만 환경단체는 고래 고기를 얻기 위한 꼼수로 보고 있다.‘불법필벌(不法必罰)’은 경찰 등 사법당국의 고유 업무다. 밍크고래는 ‘야생생물 보호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의해 포획과 중개, 판매가 금지돼 있다.

 일본처럼 고래를 마구 잡아서도 안 되겠지만 고래축제 하루 전에 찬물을 끼얹은 경찰의 처사를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조선업 침체에다 구조조정 한파로 꽁꽁 얼어붙은 울산 지역경기를 축제를 통해 조금이나마 되살려 보려는 자치단체의 노력이 가상하지 않은가.

 다 된 밥에 재 뿌리는 사람이나 집단을 보고 ‘경찰스럽다’는 신조어가 생기지 않을까 걱정이다.

 

정재락·부산경남취재본부 raks@donga.com

 

목록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