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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천제 헌시

울산고래축제2011-05-21조회4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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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성의 바다를 위하여

2011울산고래축제 고천제 헌시

정일근 경남대학교 교수

젖 물려 제 자식 키우는 것이 사람뿐이랴.

제 살과 제 피를 녹여 젖을 만들고

제 새끼 다 먹여 키우는 것은 어미 고래도 마찬가지다.

어쩌면 제 자식에 대한 헌신적인 모성은

사람보다 망망대해 고래가 위대할 것이니,

대왕고래라고도 불리는 흰긴수염고래는

매일매일 고지방 우유 200킬로그램을 만들어내며

제 새끼 한 마리에게 6개월간

무려 40톤 이상의 젖을 먹여 키운다.

크기와 양의 차이가 있을 뿐

그건 사람의 어머니와 같은 일이라 할 수 있지만

아니다, 흰긴수염고래 어미가 자식에게 젖을 물릴 때

제 몸무게의 25%를 녹여 젖으로 만들어 낸다.

척추 뼈가 앙상하게 드러나도록 젖을 물리고

다시 새끼를 낳아 키우기 위해

젖으로 빠져나간 제 몸 가득 지방을 채운다.

100톤 이상의 몸무게를 가진 흰긴수염고래 어미는

그렇게 2년마다 한 마리씩의 새끼를 낳아

푸른 바다에 풀어 놓는다.

고래가 사는 바다는 거룩한 모성의 바다

천연기념물 귀신고래회유해면도

울산바다 고래바다도 모성의 바다다.

70살까지 사는 향유고래 어미는

새끼들에게 13년 간 젖을 먹이고,

귀신고래는 제 새끼를 잡아간 포경선을 향해

끝없이 공격하다 함께 최후를 맞이하고,

범고래는 평생을 제 어미 곁을 떠나지 않는

지구상의 유일한 포유동물인 것이니.

오늘 우리가 고래축제의 시작을 알리는

장생포 바다는 모성의 바다,

무릇 어미가 무엇인지를 사람에게 가르치는

거룩한 바다, 자식에 대한 사랑이 무엇인지를 보여주는

위대한 바다, 사람과 고래가 이 바다에서 나는

울산 미역을 먹고 제 새끼들에게 함께 젖을 물리던

풍요로웠던 옛날, 오래된 미래를 꿈꾸며

바다에 사시는 거대한 어머니들을 위해

축복의 큰절을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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