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VENT
기간
2026.04.07 ~ 2026.04.30
시간
10:00 ~ 21:00
장소
3층 갤러리B
문의전화
052-226-0013
유/무료
무료


손의 도시, 바람의 마을
장생포는 국내 유일무이한 고래문화특구로서의 모습과 어항 및 산업항으로서의 면모를 동시에 가
진 독특한 풍경을 가지고 있다. 인간과 동물의 공존이 화두로 떠오르면서 소비 대상에서 존중의 대상
이 된 고래와 관련된 역사와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여러 공간을 찾아오는 방문객들로 장생포에는 활
기가 넘친다. 그리고 장생포항 부두에는 거대 울산항 본항에 들어오는 화물선들을 위한 역무선(급유,
청소, 선원용 물품 수송 등을 위한 선박)들이 주로 입출항하고 있으며, 고기잡이 어선은 소수이다.
‘시선(See Sun)’에서는 장생포 사람들의 일하는 귀중한 ‘손’의 모습을 담았다. 삶의 활기 속에서
손은 늘 움직이고 있었다. 물고기를 다듬고 어구를 정리하는 손, 가게에서 손님에게 물건을 건네는
손, 작업선에서 기계를 만지는 손, 식당에서 음식을 만드는 손들이 있었다. 그 손에는 삶을 살아내는
힘과 시간의 무게가 함께 묻어 있었다. 노동하는 손은 화려하지 않다. 그러나 그 손이 없었다면 밥상
위의 따뜻한 밥도, 집 안의 불빛도, 아이들의 웃음도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다. 손은 단순히 물건을 쥐
고 놓는 도구가 아니라, 세상을 지탱하는 기둥이다.
이곳 사람들이 삶을 영위하는 골목길을 담았다. 지난날 고래잡이가 한창이던 때 고래고기를 수레에
싣고, 소쿠리에 담아 머리에 이고 주변 마을이나 울산까지 팔러 다니던 길은 이제는 ‘장생옛길’이란
이름으로 단장해 두고, 그 길을 감싸는 벽에는 잘 그린 여러 장 벽화들에서 고래마을이었던 당시의 추
억을 회상할 수 있다. 이렇듯 길은 과거의 자취를 품고 시절 따라 변화된 현재를 살아가는 이곳 사람
들의 삶을 꿋꿋이 이어주는 통로임을 짐작하게 한다.
그리고 부두에 조용히 닻을 내린 고깃배와 역무선 갑판에 땀 묻은 기구들의 정경을 담았다. 겨울
따스한 햇살을 가득 안고 부두에 머물러 있는 몇 척 안 되는 어선들은 고래에 얽힌 장생포의 고귀한
전설을 기억하고 있는 듯하다. 만선을 꿈꾸며 배 위에서 그물을 손질하는 어부, 이곳저곳에 놓인 통발
과 작은 닻들은 여느 포구와 같은 모습을 보여준다. 그리고 그 옆 배말뚝에 밧줄로 묶인 채 정박해 있
는 큰 덩치의 역무선들은 잠시 숨을 고르며 지난 항해의 기억을 되새김질하면서 다음 작업을 묵연히
기다리고 있다. 이렇게 어선과 작업선이 함께 어울려 분주한 노동을 끝내고 고요를 나누는 풍광은 다
른 포구에서 볼 수 없는 독특한 정감을 자아낸다.
힘 있고 가치 있는 사진이란 인간이 중심되는 사진이며, 피사체와 현실의 관계, 그리고 인물의 시
대성이 제대로 형상화된 작품이어야 한다고 생각하기에 작품을 제작하면서 길들을 속속들이 다니며
장생포 사람들의 생활 모습을 오롯이 관찰했고, 그들은 이곳에 대한 자부심과 애정이 가득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작품들을 통해 장생포인들의 잔잔한 삶의 숨결과 시절 인연 따라 묵묵히 변화한 흔적을 느끼고 공
감하며, 장생포의 가치를 발견하는 기회가 되기를 바랍니다.
사진 동호회 ‘시선(See Sun)'
사진 동호회 ‘시선(See Sun)' 소개
사진동호회 '시선'은 2017년 결성되어, 우리 주변의 모습을 담아내는 다큐멘터리 사진 위주의 창작 활동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현재 15명의 회원이 월 정기모임을 통해 촬영과 작품 리뷰, 사진 교육을 함께하며 시선의 깊이를 더해가고 있습니다.
매년 1~2회의 회원전을 꾸준히 열어왔으며, 장생포문화창고가 주관하는
이번 '울산작가 전시지원 사진전'은 '시선'의 17번째 회원전이 됩니다.
'시선'은 우리 지역 마을의 모습과 그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일상을 사진작가의 눈으로 바라봅니다.
꾸미지 않은 모습 그대로를 렌즈에 담아 순간을 보존하고 공유하는 활동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생활과 문화, 자연, 그리고 사람들의 모습을 가감 없이 기록하고 나눔으로써,
우리가 소중히 여기고 간직해야 할 가치를 함께 나누고 알리는 일에 힘이 되리라 생각합니다.